1. 로스팅의 의미와 로스팅 과정
(1) 로스팅의 의미
① 로스팅의 의미
로스팅이란 커피의 생두에 열을 가해 팽창시킴으로써 물리적·화학적 변화를 일으켜 원두로 변화시키는 것을 말한다. 커피는 생산지와 품종, 재배 고도, 가공법, 보관 상태 등에 따라 다양한 향미를 지니는데, 로스팅 과정을 통해 수분이 증발해 콩의 색이 변하고 건조해져서 부서지기 쉬운 구조로 바뀌며, 원두에 포함된 많은 이산화탄소를 내보내고 커피 고유의 맛과 향이 제대로 발산될 수 있다. 생두가 열을 통해 로스팅되는 동안 흡열반응과 발열반응이 나타나고, 이 과정에서 생두의 물리적·화학적 변화를 일으키게 된다. 커피가 완성되는 과정은 크게 '생두, 로스팅, 추출'의 세 단계로 구분할 수 있는데, 커피의 맛에 대한 비중은 생두가 70%, 로스팅이 20%, 추출이 10%를 차지한다고 알려져 있다.
② 로스팅의 역사
로스팅이 언제 시작되었는지는 확실하지 않으나, 일반적으로 1300년대 시작되어 지속해서 발전되어 왔다고 보고 있다. 1454년 이후 커피가 이슬람교도들에게 일반적으로 보급되어 로스팅된 커피를 추출해 마셨다는 사실로 볼 때, 이미 이 시기 이전에 로스팅이 보편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1400년대 초에는 돌이나 토기로 된 용기로 커피를 볶았고, 1500년대에는 금속 용기로 볶았다고 한다.
(2) 로스팅의 과정
① 로스팅의 열전달 방식
로스팅은 전도, 대류, 복사라는 열전달 방식에 의해 생두에 다양한 물리적·화학적 변화가 초래되고 그에 따라 구조적 변화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열전달 방식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a. 전도
열이나 전기가 따뜻한 쪽에서 차가운 쪽으로 분자 이동에 의해 전달되는 것을 말한다. 로스팅 머신에 생두를 넣으면 주변의 열을 흡수하게 되면서 생두끼리 부딪히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열을 흡수한 생두가 차가운 생두에 열을 전달해주는 열전도 현상이 발생한다. 생두의 밀도가 높을수록 열전도가 늦고, 낮을수록 열전도가 빨라진다.
b. 복사
복사열은 열이나 전자기파의 형태로 전해지는데, 난로 옆에 있을 때 따뜻한 열이 전달되는 것과 같이 중간에 아무런 물질이 없어도 열선이 전해지는 것을 열복사라고 한다. 드럼에서 발생하는 복사열에 의해 로스팅이 이루어질 수 있다.
c. 대류
대류는 기체나 액체 등의 유체에서 상하운동으로 열이 전달되는 것을 말하는데, 촛불의 주변보다 윗부분이 더 뜨겁게 느껴지는 것이 대류 현상과 관련이 있다. 연소로 공기가 데워져 공기가 뜨거워지면 이에 따라 로스팅이 가능하게 된다.
② 로스팅의 3단계
로스팅 과정은 '건조, 열분해, 냉각 세 단계로 이루어진다. 단계별 특성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구분 | 의미 ·특성 | 변화양상 | |
건조 단계 (Drying phase) |
커피공 내부의 수분이 증발하는 단계로, 로스팅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며 기반이 되는 단계이다. | 색 | 로스팅 초기 옅은 녹색에서 노란색이나 아이보리색으로 변하고, 점점 갈색이나 짙은 갈색으로 변함 |
모양 | 옐로 단계(수분 날리기 종료 시점) 이후 갈색이 짙어지면서 수분 증발로 주름이 생김 (1차 인터벌 때 주름이 가장 뚜렷) | ||
향기 | 로스팅 초기 생두는 풀 향과 건초 향, 수분 날리기 후 생두가 노란색으로 변할 때는 단 향, 이후 1차 크랙이 오기 전에는 무(無)향 | ||
소리 | 생두가 드럼과 함께 회전하면서 나는 소리로, 생두 투입 후 초기에는 묵직한 것이 부딪히는 소리가 들리며, 건조 단계 후반부터는 수분이 거의 증발해 겉은 딱딱하고 속은 비어 있는 알갱이 쓸리는 소리가 남 | ||
열분해 단계 (Roasting phase) |
열분해 반응을 통해 생두 구성요소가 볶아진 원두 상태로 바뀌는 과정으로, 원두에 포함된 많은 이산화탄소를 내보내고 커피에 맛과 향을 주는 많은 물질들로 구성된다. | 색 | 로스팅 진행 중인 생두는 1차 크랙 이후 점점 갈색에서 검정색에 가까운 어두운 갈색으로 변함 |
모양 | 1차 크랙 후 2차 크랙에 이르기까지 점점 팽창하여 주름이 펴지고 부피도 증가함 | ||
향기 | 2차 인터벌 초기에 신 향과 단 향이 나다 신 향이 사라지고 단 향과 초콜릿향, 탄 향이 남 (초콜릿향과 탄 향, 연기는 2차 크랙 이후 나타나는 가장 큰 특징) | ||
소리 | 1차 크랙 이후 무게가 가벼워지고 알갱이가 쓸리는 듯 한 소리가 남 | ||
냉각 단계 (Cooling phase) |
로스팅이 끝난 원두의 열을 식혀주는 과정으로, 로스팅 머신에서 배출된 경우 최대한 빠르게 냉각시켜야 한다. 곧바로 냉각시키지 않으면 원두 내부의 잔열로 로스팅이 계속 진행될 수 있으며, 제대로 냉각시키지 않는 커피에서는 떫은 맛이 강하게 날 수 있다. |
2. 로스팅에 따른 변화와 로스팅 단계
(1) 로스팅에 따른 변화
생두를 로스팅하는 경우 여러 변화가 발생한다. 수분이 증발하며, 휘발성 물질의 방출로 유기물 손실이 발생하여 중량과 밀도가 감소하는 반면, 조직이 다공질 조직으로 바뀌어 부피는 증가한다. 로스팅을 통해 발생하는 변화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① 색의 변화
녹색 또는 밝은 갈색의 생두는 로스팅을 통해 수분이 증발하고 옅은 노란색, 계피색(1차 크랙 시작 무렵), 짙은 갈색(2차 크랙 무렵), 검은색으로 점차 어둡게 변화해 간다. 이는 당의 갈변화 반응과 단백질의 마이야르 반응에 따른 것으로, 생두에 열을 많이 가할수록 갈변화 반응이 빨라지게 된다. 이러한 색깔의 변화는 로스팅 정도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② 맛과 향의 변화
대체로 로스팅 정도가 강해질수록 신맛은 감소하고 쓴맛은 증가한다. 당도의 경우 약간 증가하나 로스팅이 지나치게 강해지면 당도가 거의 사라지므로, 단맛을 즐기려면 중간 정도의 적절한 로스팅이 이루어져야 한다. 생두 상태에서는 매콤한 향과 풀 향이 나다가 수분이 증발하고 노란색으로 바뀌면서 캐러멜 향이 나기 시작한다. 1차 크랙을 전후하여 신 향과 고소한 향이 어우러지고, 2차 크랙에서 탄 향이 강하게 나기 시작한다.
③ 형태(부피)의 변화
생두는 로스팅이 진행됨에 따라 열이 전달되면서 팽창되어 부피가 증가하며, 2차 크랙 이후 팽창을 멈추게 된다. 구체적으로 보면 로스팅 과정에서 1차 크랙 후 생두가 다공질 조직으로 바뀌며 부피는 50~60% 정도가 증가하고, 2차 크랙 후 세포 조직이 더욱 부서지기 쉬운 다공질화 조직으로 바뀌어 부피는 최대 100% 정도까지 팽창한다. 따라서 부푼 상태를 통해 로스팅의 정도를 알 수 있다.
④ 중량과 밀도의 변화
생두에 열이 전달되면 수분을 포함한 여러 성분이 증발하므로, 로스팅 시간이 길어질수록 중량도 감소한다. 구체적으로 중량은 약볶음 때는 12~14% 감소하며, 중볶음 때는 15~17%, 강볶음 때는 18~25% 정도 감소한다. 커피콩은 품종과 산지에 따라 밀도에 차이가 있는데, 로스팅이 진행될수록 부피는 증가하고 중량은 감소함에 따라 밀도도 감소하게 된다.
⑤ 로스팅 전후의 성분 변화
성분 | 로스팅 전의 성분 구성비 | 로스팅 후의 성분 구성비 |
수분(물) | 12% | 1% |
당분 | 10% | 2% |
지방질 | 12% | 14% |
섬유소 | 4% | 25% |
카페인 | 1.1~4.5% | 1.1~4.5% |
염기성산 | 6.8% | 4.5% |
재 | 4.1% | 4.5% |
용해성 추출물 | 24~27% |
(2) 로스팅 단계 분류
① SCAA 분류법
SCAA Color Tile | Agtron No. | 명칭 | 특징 (Features) |
#95 | 95/80 | 베리 라이트 (Very Light) | 곡물 맛, 강한 신맛 |
#85 | 85/67 | 라이트 (Light) | 강한 신맛, 품종 특성이 나타나기 시작, 미미한 바디 |
#75 | 75/59 | 모더리트리 라이트 (Moderately Light) |
강하고 산뜻한 신맛, 바디가 조금씩 강해짐 |
#65 | 65/51 | 라이트 미디엄 (Light Medium) |
산뜻한 신맛, 다양한 향기, 미국 서부지역의 전통 표준 |
#55 | 55/43 | 미디엄 (Medium) | 약한 신맛, 풍성한 향기, 품종 특성이 아직 뚜렷, 미국 서부지역의 전통 표준 |
#45 | 45/35 | 모더리트리 다크 (Moderately Dark) |
미미한 신맛, 강한 향기, 강한 바디, 이태리 북부지역의 에스프레소 표준 |
#35 | 35/27 | 다크 (Dark) | 단맛, 약한 탄맛, 미국식 에스프레소 전통 표준 |
#25 | 25/19 | 베리 다크 (Very Dark) | 강한 쓴맛, 탄맛 |
② 일본식 분류법
명도 (L값) | 명칭 | 약칭 | 특징 |
30.2 | 라이트 (Light Roast) | 약배전 | 로스팅 단계 중 맛과 향이 가장 약함, 신향, 강한 신맛 |
27.3 | 시니몬 (Cinnamon Roast) | 시나몬(계피)색과 비슷하며 원두가 단단함, 다소 강한 신맛, 약한 단맛 | |
24.2 | 미디엄 (Medium Roast) | 중배전 | 중간 단맛과 신맛, 약한 쓴맛, 1차 크랙이 시작되는 시점 |
21.5 | 하이 (High Roast) | 단맛 강조, 약한 쓴맛과 신맛이 바디감과 조화, 1차 크랙에서 2차 크랙 직전까지의 로스팅 | |
18.5 | 시티 (City Roast) | 중강배전 | 강하게 느껴지는 단맛과 쓴맛, 적절히 균형 잡힌 신맛, 스페셜티 커피에 적합, 2차 크랙의 시작 시점 |
16.8 | 풀 시티 (Full-City Roast) | 중간 단맛, 쓴맛이 강해짐, 약한 신맛, 바디감이 절정에 이르며 2차 크랙의 정점에 해당 | |
15.5 | 프렌치 (French Roast) | 강배전 | 강한 쓴맛과 다소 약한 단맛 (쓴맛과 단맛이 조화를 이룸), 약한 신맛, 커피 오일이 돌기 시작 |
14.2 | 이탈리안 (Italian Roast) | 맛이 아주 강하고 탄맛이 나며, 쓴맛이 매우 강함, 원두의 스펀지화가 발생, 2차 크랙이 종료되는 단계 (로스팅의 마지막 단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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