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커피 추출 및 커피 분쇄
(1) 커피 추출의 의미
① 커피 추출의 정의
커피 추출이란 분쇄된 커피 입자에 물을 섞어 커피의 고형성분을 뽑아내는 것을 의미한다. 커피 추출은 일반적으로 넓은 의미로 'Brewing 하며, 좁은 의미로는 'Extraction 한다. 통상 "커피를 내린다", "커피를 뽑는다"라고 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커피 추출을 의미하는 표현이다.
② 커피 추출의 과정
커피 추출의 과정은 '침투, 용해, 분리'의 세 과정을 거친다. 즉, 분쇄된 커피 원두에 물을 부으면 커피 입자 속으로 물이 침투하게 되고, 커피 성분 중 물에 녹는 가용성 성분이 용해되어 커피 입자 밖으로 용출되며, 용출된 성분을 물을 이용해 뽑아내는 분리 과정을 거치게 된다. 커피 가루에 물이 투입되면 이산화탄소가 방출되는데, 이는 물을 밀어내면서 난류를 일으킨다. 이러한 난류는 추출 시 커피 가루 위로 거품층이 형성되는 것으로 확인할 수 있다.
(2) 커피 추출의 방식
① 침출식 (침지식)
침출식은 분쇄된 커피 원두에 물을 넣고 가열하거나 뜨거운 물을 부어 일정 시간 우려내는 방식을 말하며, 여과 방식보다 오래된 방식이다. 구체적으로 달임법, 우려내기, 삼출법, 진공여과 방식이 침출심에 해당한다.
② 여과식 (투과식)
분쇄된 커피 원두에 물을 부어 통과시켜 커피의 고형성분을 추출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의 경우 커피 추출액은 다른 용기에 받아 내는 방식이며, 흔히 마시는 핸드드립 커피가 이러한 방식에 해당한다. 구체적 방식으로는 드립 추출, 가입추출 등이 있다.
(3) 커피 추출 조건
① 커피와 물의 비율 (추출 수율과 농도)
SCAA는 최적의 추출 수율은 18~22%이고, 커피의 적정 추출 농도는 1.1~1.3%일 때 커피가 가장 맛있다고 하였다. 커피와 물의 비율은 물 150㎖당 커피 8.25g이며, 이 비율로 추출하면 가용성 성분의 농도가 1.1~1.3% 정도가 된다. 추출 수율은 가용성분 중 실제로 커피에 추출된 성분의 비율을 말한다. 추출 수율이 18%보다 낮으면 과소 추출이 일어나 풋내가 나고, 22%를 초과할 경우 과다 추출이 일어나 쓰고 떫은맛이 난다. 추출 농도가 1%보다 낮으면 너무 약한 맛이 나고, 1.5% 이상이면 너무 강한 맛을 내게 된다.
② 적정한 물 온도와 접촉시간
커피의 고형성분은 높은 온도에서 용해되어 추출되는 경향이 있으므로, 에스프레소 머신의 경우 95℃ 이상의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적당하며 핸드드립의 경우 90~95℃ 정도의 물이 적당하다. 물 온도가 85℃ 이하일 경우 커피 고형성분이 제대로 추출되지 않아 심심한 커피 맛이 난다. 분쇄도가 가는 경우 약간 낮은 온도(90℃ )에서 추출하고, 분쇄도가 굵은 경우 높은 온도(95℃ )에서 추출하는 것이 좋다. 굵게 분쇄된 경우 물과의 접촉시간이 짧아져 과소 추출되며, 작게 분쇄된 경우는 물과의 접촉시간이 길어져 과다 추출되므로 알맞은 분쇄 정도를 통해 추출해야 한다. 또한 추출 온도가 높고 로스팅이 강할수록 가용 성분이 많이 추출되므로, 추출 시 로스팅 정도에 따라 물의 온도를 조절해 주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커피의 추출 시간이 길어지면 맛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성분이 많이 나오므로, 적정한 추출 시간 내에 커피를 뽑는 것이 좋다.
구분 | 분쇄도 | 로스팅 정도 |
높은 온도 | 굵은 분쇄 | 약배전 |
낮은 온도 | 가는 분쇄 | 강배전 |
③ 좋은 품질의 물
커피는 물에 따라 맛이 달라지므로 물은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된다. 커피 추출에 사용되는 물은 깨끗하고 신선하며, 냄새가 나지 않고 불순물이 적거나 없어야 하므로 정수기나 연수기를 설치해 이용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50~100ppm의 무기질이 함유된 물이 추출에 가장 적합하다.
④ 난류(Turbulence)와의 관계
난류는 커피가 추출되면서 발생하는 물길로, 추출이 지나치게 일어나면 맛이 약한 커피가 생길 수 있다. 난류로 인해 물이 커피 가루 사이에서 불규칙하게 흐를수록 맛이 좋은 커피가 된다.
(4) 커피 분쇄 (Grinding)
① 분쇄의 의미와 이유
분쇄는 고체 상태의 물질을 파괴하여 지름의 감소와 표면적의 증대를 가져오는 것을 말한다. 커피를 추출할 때 분쇄를 하는 이유는, 커피 입자를 잘게 부수어 물과 접촉하는 커피의 표면적을 넓힘으로써 커피의 고형성분이 물에 쉽게 용해되어 추출이 잘되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산업이 발전함에 따라 에스프레소 머신 등이 발명·개발되고 커피 추출 기구가 발전하면서 분쇄를 위한 그라인더도 더불어 발전하고 있다. 가정에서 주로 사용하는 수동 핸드밀과 전동 그라인더는 가격이 저렴하여 널리 보급되고 있으나, 속도가 느리고 분쇄 입자가 균일하지 못하다는 단점이 있다. 커피전문점에서는 가는 분쇄 입자를 빠른 시간에 분쇄해주는 전동 그라인더와 다양한 추출 기구에 맞추어 분쇄 입자 변경이 용이하고 균일한 분쇄가 가능한 그라인더를 선호하고 있다.
② 적정한 분쇄
커피 향기는 분쇄 후 빠르게 소진되고 산패가 가속화되므로, 커핑을 하기 전 15분 이내에 분쇄가 이루어져야 한다. 에스프레소 추출을 위한 커피의 분쇄는 다른 추출보다 가늘게 분쇄되어야 하는데, 분쇄된 커피 입자는 약 70~75% 정도가 미국 표준 20번 체를 통과하는 굵기여야 한다. 이는 "밀가루보다 굵게 설탕보다 가늘게" 라 표현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추출 시간이 길수록 입자를 굵게, 짧을수록 가늘게 분쇄하는데, 분쇄 표준을 정하는 것은 분쇄 커피의 추출 수율이 18~22%가 되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추출 종류에 따른 적정 분쇄도는 다음과 같다.
추출 종류 | 에스프레소 | 사이펀 | 핸드드립 | 프렌치 프레스 |
굵기 | 0.2~0.3mm | 0.5~0.7mm | 0.7~1.0mm | 1.0mm 이상 |
분쇄 종류 | Very fine grind | Fine grind | Medium grind | Coarse grind |
추출 시간 | 25초 내외 | 1분 | 3분 | 4분 |
③ 그라인더의 방식 및 종류
그라인더는 분쇄 원리에 따라 충격식과 간격식 그라인더로 구분된다. 충격식에는 칼날형이 있으며, 간격식에는 코니컬형과 플랫형, 롤형이 있다.
분쇄원리 | 그라인더 날의 형태 | ||
충격식 | 칼날형 | 칼날이 회전하면서 분쇄하며, 가격은 저하나 고른 분쇄가 어렵고 열이 발생하여 향미가 저하됨 (가정용으로 사용) | |
간격식 | 버형 | 코니컬형 | 핸드밀, 커피전문점에서 많이 사용, 분쇄입자가 균일하고 소음이 심하지 않으나 날의 수명이 짧고 잔고장이 있음 |
플랫형 (평면형, 디스크형) |
입자가 비교적 균일하나 열 발생으로 향미가 저하됨. 그라인더 방식인 드립용 그라인더와 커팅 방식의 에스프레소용 그라인더가 있음 | ||
롤형 | 대량 생산에서 사용(산업용), 고가 |
④ 분쇄 시의 유의 사항
a. 추출 도구의 특성에 맞게 분쇄하며, 그에 따라 분쇄 정도를 조절한다.
b. 그라인더 날의 마모 상태를 점검한다.
c. 분쇄 입자 크기의 균일성을 유지한다. (입자가 오르지 못하면 입자마다 물과 접촉하는 면적의 차이로 용해 속도가 달라져 커피 맛이 저하됨)
d. 물과 접촉하는 시간이 짧을수록 입자를 가늘게 하고, 접촉 시간이 길수록 굵게 한다.
e. 분쇄 시 열 발생을 최소화한다.
f. 분쇄 시 발생하는 커피 먼지의 생성을 최소화한다.
g. 추출 직전에 분쇄한다.
2. 커피의 산패와 보관
(1) 커피의 산패
① 산패의 의미
로스팅 이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커피의 향이 소실되고 맛이 변질하는 것을 커피의 산패라고 한다. 산패는 공기 중의 산소와 결합하여 유기물이 산화되어 유리지방산이 생성되면서 발생하며, 항산화 물질이 감소하고 향이 사라지면서 맛도 떨어지게 된다.
② 산패의 과정
커피의 산패는 '증발 → 반응 → 산화 3단계 과정을 거치면서 이루어진다.
a. 증발 : 로스팅된 커피의 휘발성 물질이 탄산가스와 함께 증발하는 단계
b. 반응 : 로스팅된 커피 내부의 여러 휘발성분이 서로 반응하면서 원래의 향미를 잃고 좋지 않은 냄새가 발생하기 시작하는 단계
c. 산화 : 본격적인 산화 과정으로서, 산소와 결합한 커피 내부의 성분이 변하여 가는 단계
③ 산패의 요인
산소 | 산소는 원두를 산화시키는 가장 큰 요인으로, 포장 내 소량의 산소만 존재해도 커피는 완전 산화된다. |
습도 (수분) | 상대습도가 100%일 때 3~4일, 50%일 때 7~8일, 0%일 때 3~4주부터 산화가 진행된다. 로스팅 시 원두 조직의 부피가 커지고 다공질화되어 습도를 잘 흡수하여 신선도를 떨어뜨리고 나쁜 냄새를 흡수하므로, 습기가 많은 곳은 피해야 한다. |
온도 | 온도가 10℃ 상승할 때마다 2~3배씩 향기 성분이 빨리 소실된다. 보관 온도가 높은 경우 커피의 산화 속도가 촉진되므로 가급적 낮은 온도로 보관하는 것이 좋다. 다만 냉장고에 보관할 경우 습기의 흡수를 촉진해 산패가 빨리 진행될 수 있다. |
햇빛 | 원두의 온도를 상승시켜 산소의 결합을 가속화시킨다. |
로스팅 정도 | 로스팅이 강하게 진행된 원두일수록 원두 내 수분함량이 낮고 더 다공질화되어 산패가 빨리 진행된다. 강배전된 원두는 오일이 급격히 배출되어 세포벽이 파괴되므로 산화가 빠르다. |
분쇄입도 | 원두의 분쇄입자가 작을수록 공기와의 접촉이 많아 산화가 촉진된다. 분쇄된 원두는 홀빈상태의 원두보다 산패가 5배 빨리 진행된다. |
발열 | 원두 분쇄 시 칼날과의 마찰열이 발생한 경우 산화 반응이 촉진된다. |
(2) 커피의 보관 및 포장
① 커피의 보관 방법
a. 산소 억제와 차단 : 보관 시 원두가 오랫동안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가급적 산소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밀폐 용기나 지퍼백을 이용하면 산소 노출을 최소화할 수 있다.
b. 향기의 보존 : 향기는 기체로 노출 시 빨리 사라지는 특성이 있으므로, 밀폐 용기 등 향기를 잘 보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c. 낮은 습도 유지 : 원두는 습도가 높을수록 습도 흡수율이 빨라 산패가 빨리 진행되며, 습도가 낮을수록 늦게 진행된다. 따라서 습도가 높은 장마철이나 여름철에 보관 시 특히 주의해야 한다.
d. 빛의 차단 : 빛이 잘 드는 투명 용기 등에 보관하는 경우 산패가 빨리 진행되므로, 불투명 용기는 은박 코팅이 된 봉투 등 빛을 차단·억제할 수 있는 곳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② 커피의 포장 방법
a. 질소가스 포장 : 포장 용기 내에 불활성 가스를 삽입하고 공기를 차단하여 포장하는 방법이다. 다른 포장 방법보다 보관 기간이 3배 이상 길다는 장점이 있지만, 비용이 많이 든다.
b. 밸브 포장 : 용기에 밸브를 부착하여 탄산가스를 배출하고 외부의 산소와 습기의 유입을 방지하도록 개발된 포장 방법이다.
c. 진공포장 : 포장 용기 내부의 잔존 산소량을 10% 이하가 되도록 한 다음 밀봉하는 방법으로, 분쇄된 커피 원두에 많이 사용되는 포장 방법이다.
d. 압축포장 : 포장 내부의 가스를 빨아들여 순간적으로 압축 밀봉하는 포장 방법이다. 원두의 숙성과 산패로 가스가 내부에 차게 되면 다시 부풀어 오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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